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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데이터 저장 (염기서열, 디지털보존, 가타카) 하드디스크가 닳고, 클라우드 서버가 꺼지면 우리의 데이터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저도 이 질문을 처음 접했을 때 황당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그 답이 DNA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황당함보다 묘한 불안감이 먼저 들었습니다. 이 글은 그 불안감을 풀어가는 과정입니다.저장 매체의 한계, 우리가 놓치고 있던 문제사실 저장 기술의 역사는 꽤 처참합니다. 1956년 IBM이 내놓은 세계 최초의 하드 드라이브는 무게가 1톤이 넘었고, 1MB당 비용이 1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나 클라우드가 등장하면서 마치 저장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그런데 클라우드도 결국은 물리적인 하드 드라이브 수천 대가 돌아가는 데이터센터입니다. 전기가 끊기거나 기업이 사라지면 데이터도 함께 사라집니다.. 2026. 6. 26.
인공자궁 (바이오백, 디자이너 베이비, 계급화) 2017년, 살아있는 어린 양이 탯줄을 단 채 비닐백 안에서 4주를 자랐습니다. 자궁 밖에서요. 이 실험 결과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잠깐 멍했습니다. SF 영화에서나 봤던 장면이 논문 PDF 안에 있었거든요.바이오백 실험, SF가 현실이 된 순간2017년 필라델피아 어린이 병원(CHOP) 연구팀이 성공시킨 바이오백(Biobag) 실험은 이 분야의 분수령이 된 사건입니다. 바이오백이란 인공 양수 환경을 구현한 밀폐형 생체 백으로, 쉽게 말해 자궁의 기능을 외부 장치로 재현한 인공자궁 프로토타입입니다. 연구팀은 조산에 해당하는 재태 연령의 어린 양을 이 장치 안에 연결해 정상에 가까운 발달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습니다.제가 이 주제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습니다. 영화 가타카에서.. 2026. 6. 25.
사이보그와 인간 (정체성, 장내미생물, 생명윤리) 영화 속 이야기인 줄만 알았던 것들이 어느 순간 뉴스 헤드라인에 올라오는 걸 보면 묘한 기분이 듭니다. 몸에 기계를 이식하고, 유전자를 편집하고, 박동수가 일정한 인공 심장을 달고 살아가는 인간. 저도 처음엔 막연하게 "좋은 기술 아닌가"라고 생각했는데, 깊이 들여다볼수록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사이보그와 정체성: '나'는 어디에 있는가영화 가타카(Gattaca)를 처음 봤을 때, 제가 받은 충격은 기술에 대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유전적으로 열등하다고 분류된 사람이 꿈을 포기해야 하는 세계, 그게 너무 익숙하게 느껴졌다는 게 더 무서웠습니다. 지금 우리는 그 영화의 세계와 꽤 가까운 곳에 와 있습니다.사이보그(Cyborg)라는 개념 자체가 이미 낯설지 않습니다. 여기서 사이보그란 신체의.. 2026. 6. 24.
디지털 치료제 (게임화 재활, AR 헬스케어, 텔레 리햅) 솔직히 저는 게임이나 스마트폰이 치료에 쓰인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매일 디지털 기기를 마주하면서도, 그것이 '의료'와 연결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이 분야를 들여다보니, 우리가 지금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바뀌는 치료의 시대 한복판에 서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게임화 재활, 지루함이 사라진 치료실교단에 서면서 늘 고민하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아이들이 알아야 하는 내용인데, 왜 이렇게 금방 흥미를 잃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 답을 저는 의외로 재활 치료 분야에서 찾았습니다.관절 수술 후 회복이나 근력 강화에는 최소 8주에서 12주의 꾸준한 운동이 필수입니다. 문제는 그 과정이 몹시 단조롭다는 점입니다. 같은 동작을 반복하다 보면 환자들이 중도에 포기.. 2026. 6. 22.
바이오 로봇과 혈관 건강 (앤스로봇, 혈관 청소, 운동 효과) 오늘은 바이오 로봇과 혈관 건강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교직에 있다 보면 새로운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일상을 바꾸는지 몸으로 실감합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숙제를 AI로 돌린다는 게 낯선 이야기였는데, 지금은 학생들이 당연하다는 듯 말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AI를 넘어 인간 세포로 만든 마이크로봇이 손상된 신경세포를 사흘 만에 되살린다는 연구를 접하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인간 세포로 만든 앤스로봇, 무엇이 다른가일반적으로 로봇이라고 하면 금속과 전자 부품으로 이루어진 기계를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 처음엔 그런 선입견으로 이 연구를 봤습니다. 그런데 터프츠대와 하버드대 공동연구팀이 만든 앤스로봇(Anthrobot)은 출발점 자체가 완전히 다릅니다. 소재가 인간 기관지 표.. 2026. 6. 22.
냉동 인간 (유리화, 신경 보존, AI 의료) 오늘은 냉동인간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현재 전 세계에서 약 150여 구의 시신이 영하 196도 액화 질소 탱크 안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솔직히 영화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AI가 바꿔놓은 일상을 매일 목격하는 입장에서, 이제 기술이 '죽음'이라는 경계선마저 넘보고 있다는 사실이 낯설면서도 묘하게 현실감 있게 다가왔습니다.유리화와 신경 보존, 냉동 인간의 과학냉동 인간 기술의 핵심은 유리화(Vitrification)입니다. 여기서 유리화란 동결 방지제를 세포 내부에 주입하여 수분을 바깥으로 빼내고, 시신을 얼음이 아닌 젤리 형태의 무정형 고체 상태로 만드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인 냉동 방식으로는 물이 얼면서 뾰족한 얼음 결정이 생성되고, 이것이 세포막을.. 2026. 6. 21.